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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아키★륭키

이런 영웅은 싫어

다나륭키

*네임리스 드림
*캐해석 주의
*설정 날조 주의
*급전개 급마무리주의

 

“다나는?” 
“방금 갔는데. 그나저나 너 가면 뒤집혀졌다.” 
“다나 오면 얘기 해 달랬잖아!” 
“야 어디가? 만나봤자 싸우기밖에 더해?” 

염호의 말을 무시한 채 그녀는 다나가 간 방향으로 뛰어갔다. 얼굴에 쓰고 있는 표정이 그려진 파란 나뭇잎 모양의 가면이 다시 뒤로 젖혀 머리 위로 펄럭인다. 염호는 뛰어가는 뒷모습을 보고 있다 무슨 말을 중얼거렸다. 돌아갈까 하다 바닥에 떨어진 쇼핑백을 보고는 옆에 있던 경찰에게 가서 전해주라며 쇼핑백을 건네준다. 
그 경찰이 뒤따라 갔을 땐 주차장에서 안절부절못하는 그녀가 서 있었다. 저와 눈이 마주치자 경찰이 쇼핑백을 보여줬고 그녀가 환하게 웃자 역시…. 하고 뛰어갔다. 그녀가 경찰에게서 받은 쇼핑백을 다나에게 쥐여주었다. 반가워하지 않는 다나의 표정에 그녀는 씩 웃으면서 장난을 걸었다. 다나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자 경찰은 그런 다나의 기분을 깨달은 것인지 가보겠다며 인사하고는 빠르게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옆에 있던 귀능은 가만히 둘을 보기만 하면서 무언가를 떠올리는지 혼자만의 상상에 빠져있다. 과거에서 봤던 상황이 눈앞에서 보이니까. 어두워진 얼굴이 점점 분노로 변하면서 핏대선 손이 날아와 그녀의 가면으로 향하자 한 발짝 물러나 날아오는 손을 잡았다. 
화가 난 다나가 힘이 약하다는 건 알고 있는 듯 계속해서 장난을 걸다가 주머니에 있던 휴대전화가 울리자 그녀는 다나의 날아오는 힘없는 주먹을 피해가며 확인했다. 펄럭이는 가면 뒤로 놀란 표정과시선이 살짝 다나 쪽을 보다가 다시 아무렇지도 않은 척 빙긋 웃었다. 휴대전화를 내밀면서. 날아오던 주먹은 휴대전화 앞에서 멈춘다. 오수라고 적힌 휴대전화 화면에 혀를 차면서 주먹을 거둔다.

“여보세요? 응, 오수야. 나? 지금 한가…” 

통화를 하면서 고개를 다나 쪽으로 돌리니 질투 어린 시선이 꽂혔다. 

“해! 나 오수에게 줄 것도 있으니까. 응. 바로 갈게.” 
“너 오수한테 까불면 죽는다.” 
“귀능씨 다나 다음 스케줄 있어?” 
“6시에 약속이 있어요.” 

그녀는 휴대전화로 대충 제 서장에게 문자만 보내놓고 귀능쪽으로손을 내밀었다. 뀨 소리를 내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귀능과 투덜거리는 다나를 보며 그녀가 말했다. 

“뭐야 2시간이나 남았네. 다나도 같이 가. 가서 차라고 같이 마시던가. 차 타고 왔지? 내가 운전할게. 가다가 들릴 곳도 있으니까.” 
“당연히 가야지. 빨리 들렀다 가던가.” 
“자가용 없어요? 저번에 타고 온 건 누구 찬데요?” 
“염호 차. 아니면 경찰차에 타고 가도 상관없는데 다나가 체포된 범인 같으니까.” 
“그렇긴 하죠?” 

귀능과 그녀가 속닥거리고 이야기를 나누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자 다나의 두 주먹이 각자의 머리에 향했다. 날아온 주먹이 아파 두 사람이 머리를 붙잡고 아파하자 빨리 운전이나 하라며 다나가 조수석에 앉았다. 귀능이 열쇠를 주며 뒷좌석에 앉자 운전석에 탄 그녀가 키를 꽂았다. 웃으면서 운전하는 그녀를 보면서 귀능은 다나의뒤통수와 번갈아 가며 본다. 오수에게 전화 왔을 때 잠깐 놀란 표정과 다나 쪽으로 눈동자를 굴리면서 표정을 바꾼 그녀의 얼굴을 떠올렸다. 
우리 서장님도 참. 이런 쪽으로는 둔하다니까. 
입 밖으로 꺼냈다간 앞에 있는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니 혼자서 생각하며 좌석에 등을 기댄다. 조금 피곤했는데 본인이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그녀에게 조금이나마 감사하면서.

 

“그래서 말이지! 나 너무 힘들었다니까?” 
“지금은 괜찮죠?” 
“응. 나 저 초콜릿 쿠키도 먹고 싶어.” 
“참. 다나씨. 이번에 새로 들어온 사람이 있다면서요?” 
“어? 아, 어.” 

오수의 허벅지를 베개로 삼아 소파에 누워 손에 있던 초콜릿 쿠키를먹고선 이야기를 나누는 그녀 쪽을 째려보고 있던 다나는 갑작스러운 오수의 말에 놀라 대답한다. 둘의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그녀는 일호가 가져온 아몬드 쿠키를 집어 먹다가 일호에게 다리를 붙잡혀 끌려간다. 오수 허벅지 위에 있던 그녀의 머리가 소파 쪽으로 내려오다 방향이 틀어지자 바닥으로 떨어졌다. 우당탕 소리에 대화를 나누고 있던 오수가 놀라 대화를 멈추고 떨어진 쪽으로 시선을 넘겼다. 

“괜찮아요?” 
“아, 일호쌤!” 
“누가 누워서 쿠키 먹으라고 했어요?” 
“진짜 너무해! 오수야 나 여기 너무 아파.” 

오수가 그녀의 뒤통수를 만지는 동안 일호는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돌렸다. 그녀가 아닌 자신을 째려보는 다나를 보고 놀라 어째서 자길 째려보냐며 빠르게 빈 접시를 챙겨 부엌으로 들어갔다. 일호가 오수와의 대화를 방해한 게 억울했나 다나 옆에 있던 귀능이 얼굴이 무섭다며 다나를 진정시켰다. 
슬쩍 눈치를 보다 괜찮다며 오수의 어깨에 기댄다. 
입을 쭉 내민 그녀를 본 오수가 웃으면서 쿠키를 건네고 그녀는 쿠키를 보고 입을 내밀다. 삐친 동생을 달래주듯 이것저것 먹여준다. 
기분이 풀어진 그녀가 입을 열고 다나와 오수에게 말을 걸고 배불러누워있던 귀능이 대화에 끼어들며 즐거운 대화가 이어졌다. 그런 즐거운 분위기도 잠시, 휴대전화를 보던 귀능이 놀라 몸을 일으켰다. 빨리 가야 한다며 다나의 손을 잡아끌었다. 오수 옆에 딱 붙어있던 그녀는 제 주머니 속에서 울리는 휴대전화 화면을 확인했다. 염호라고 뜬 화면에 오수를 돌아본다.

“회사 가기 싫어… 오수랑 놀고 싶어…….” 
“하아. 가기 싫다. 너 혼자 가면…” 
“안되죠. 서장님을 뵙고 싶어 하는 건데.” 
“내일 오면 네가 좋아하는 거로 준비해놓을 테니까.” 
“그럼 점심때 밥 먹으러 올게. 내가 좋아하는 고기로 해줘.” 

음식까지 정해놓은 그녀는 아쉬움과 부러움이 가득한 표정의 다나의 옆으로 가서는 등을 세게 쳤다. 

 

“물론 다나도 같이 말이야. 귀능씨 내일 내가 다나 데려 갈게.” 
“그러세요. 대신 점심 먹고 바로 보내주세요.” 
“알았어. 잘 데려다줄게.” 
“내가 무슨 유치원생이냐.” 

그 말에 그녀와 귀능은 진짜 보호자처럼 허리 숙여 인사하며 다나의기분을 거슬리게 했다. 날아오는 주먹에 귀능이 얼굴을 맞고 아파서 제 얼굴을 붙잡는 동안 원인 제공한 그녀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오수와의 아쉬운 이별을 하고 꽃가게 밖으로 나왔다. 일호가 챙겨준 간식과 도시락이든 가방을 들고 염호에게 다시 전화를 건다. 전혀 미안하지 않은 표정으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그녀에게 다나가 엄지로 차가 있는 쪽을 가리키며 타고 가라고 했다. 

“안녕 다나, 귀능씨. 조심해서 가.” 
“위험해요. 근처에 사냥꾼들이 있으면 어떡해요.” 
“하긴 쟤 완력은 센 편이었으니까.” 

다나의 말이 끝나기도 전, 귀능이 그녀의 얼굴을 살폈다. 순간 가면이 살짝 일렁였다. 다나의 말에 조금은 쓸쓸한 표정을 짓다가 고개를 돌리고 그다음은 몸을 획 돌린다. 제 손을 만지작거리다 손을 떼고는 다시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염호가 사람 보낸다고 했어. 아까 신입 들어왔다고 했었지? 내일 데리러 가는 김에 그 애 보러 갈게.” 
“찾아오기만 해봐 쫓아낼 거니까.” 
“오수랑 같이 밥 먹기 싫으면 그러던가.” 

혀를 차는 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화가 난얼굴의 다나를 보고 화내지 말라며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더니 뭔가 생각난 듯 바로 섰다. 

“아, 맞아. 내가 준 거 꼭 해. 사랑이 듬뿍 담긴 거니까.” 
“또 이상한 거 아냐?” 
“그러면서 할거잖아. 다나는 내가 준 선물은 한 번도 버리거나 안 한 적 없었으니까.” 

파란가면 뒤로 보이는 웃는 그녀를 보고 귀능은 알지만 알아서는 안될 것 같은 기류에 빨리 가자고 다나를 재촉였다. 웃기지 말라며 소리치는 다나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는 그녀는 멀리서 오는 차를 보고 귀능에게도 인사한다. 혀를 차며 앞서 걷는 다나를 뒤따라가던 귀능이 옆으로 붙었다. 다나가 먼저 조수석으로 가 차를 타자 귀능이 뒷좌석에 있던 쇼핑백을 가져와 운전석에 탄다. 쇼핑백 안에 든 게 뭘까 보려다 다나가 쇼핑백을 낚아채 제 발밑에 던져놓는다. 

“저말고 먼저 셔츠 선물을 해준 사람이 있었네요.” 
“시끄러워.” 
“지금 입은 것도 저번에 받은 쇼핑백에 들어있던 건가요?” 

대답 않고 도끼눈으로 쳐다만 보니 알겠다면서 운전대를 잡는다. 귀능이 운전을 시작하자 다나는 발에 부딪히는 쇼핑백이 거슬려 내용물을 꺼낸다. 파란색 나뭇잎이 프린팅된 패턴 셔츠였다. 표정이 그려진 파란색 나뭇잎 모양의 가면을 가진 그녀가 떠올라 짜증을 나며 쇼핑백을 구겨지게 잡아 뒤로 던진다. 
셔츠를 구기진 않네요? 귀능은 무의식으로 나오려던 말을 도로 삼켰다. 운전 중에 시비를 걸었다간 큰일이니까. 셔츠를 꼭 쥐고 창밖을 보고 있는 다나를 흘깃 보면서 귀능은 다음에 그녀가 스푼으로온다면 둘 사이에 끼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The Cloud Atlas - Sext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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