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아키★륭키
명탐정 코난
베르륭키
*네임리스 드림
*캐해석 주의
*설정 날조 주의
*급전개 급마무리주의
현장을 빠져나와 도망쳤어야 했다. 실패했어도. 많은 사람이 기차 밖으로 내리고 있는 가운데 그녀에게 잡힌 손을 베르무트는 뺄 수없었다. 변장까진 못했어도 의상이나 헤어만 바뀌어도 못 알아보는사람들이 수두룩했다. 베르무트 이기 전에 크리스 빈야드라는 연예계 활동을 했던 자신이었으니. 베르무트는 잡힌 손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돌렸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해야 했다.
“누구세요?”
“아… 저…”
놀란 얼굴에 시선을 마주칠 수 없어서 당황한 얼굴을 하면서도 눈동자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 당황한 얼굴을 하고 있어 인지 그녀가 손을 놓았다. 그리고는 잠시 둘 사이엔 정적이 흘렀다. 그녀는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까 고민을 하는 동안 베르무트는 살짝 그녀를 쳐다보았다. 두 사람이 대화를 멈춘 동안 주변 소리만이 들려왔다. 그녀가 뭐라고 할까 집중해야 할까. 사람에 휩쓸려서 도망을 쳐야 했다. 나중에 만났을 때 분명 자신을 만난 이야기를 하겠지. 그 본인인 앞에서. 베르무트는 그때를 위해 지금은 그녀를 떼어내는 게 우선이었다.
그녀와 같이 온 일행만 아니었어도 본인을 밝히고 함께 다른 곳으로 이동을 했을 텐데. 베르무트는 점점 주변 소리가 사라지고 그녀의 대답만을 들으려 하고 있었다.
“미안해요. 제가 아는… 아니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닮아서요.”
무의식적인 행동은 그녀의 말 한마디에 멈췄다. 베르무트가 고개를 들었을 땐 부끄러워하다 눈이 마주치니 밝게 웃는 그녀의 얼굴이 보였다. 점점 시간이 느려지는 것 같았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얘기할 때의 표정은 처음 봤다. 이렇게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정신을 차렸다. 저렇게 행복할까 싶을 만큼 웃는 얼굴은 보는 상대를 더 괴롭게 만들었다. 기뻐해야 했지만 기뻐할 수 없었다. 주먹을 꽉 쥐고 손톱으로 손바닥을 찔렀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점점 줄어드는 걸 느꼈다. 도망가야 한다. 이곳을 벗어나야 했다.
“이만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아… 미안해요. 그만 가보세요. 기분 나쁘게 했다면 사과할게요.”
“괜찮아요. 착각할 수도 있죠.”
“정말 죄송합니다.”
허리 숙여 사과하는 그녀를 등지고 빠르게 걸었다. 기차역 출구 쪽으로 가던 중 스치며 지나간 초등학생을 보고는 슬쩍 고개를 돌렸다. 베르무트의 시선을 못 느낀 남학생은 그녀가 있는 곳으로 뛰어간다. 허리 숙이고 있던 그녀에게 다가간 초등학생은 그녀의 앞에 서서 그녀를 쳐다본다.
“여기서 뭐 해?”
“어? 아니야. 아무것도.”
“표정이 안 좋은데.”
“아무것도 아닙니다, 명탐정 코난 님.”
“빨리 가자 누나. 애들이 기다려.”
겨우 지어 보이는 웃음에 코난은 숨을 길게 내쉬면서 그녀의 손을 잡아끌었다. 점점 자신 쪽으로 다가오자 사람들 사이로 들어가 기차역을 빠져나갔다. 근처에 있던 차에 탄 베르무트는 바로 그녀를 찾아 눈동자를 굴렸다. 코난에 손에 이끌려 다른 아이들의 환영을 받자 조금은 풀어진 기분을 가진 그녀를 보면서 베르무트는 동료의 목소리에 알겠다고 대답한다.
차가 출발하면서 머리는 고정한 체 눈동자를 그녀를 쫓으려 하지만 시야에서 사라지자 동료에게 말을 건다. 후에 만났을 때 그녀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손으로 입을 가리고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